원본 영상: 인류 난제를 푼 건 AI가 아니었습니다 - 김덕진 소장 (IT커뮤니케이션 연구소) — 손에잡히는경제
요약
최근 오픈AI가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인 '밀레니엄 문제'의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과 관련된 미해결 과제를 자사의 미공개 AI 모델을 통해 증명했다는 1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하며 학계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공기, 물, 혈류 등 유체의 흐름을 예측하는 기초 미분방정식으로 일기 예보, 항공기 설계, 의료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쓰이지만, 수학적으로 특정 조건에서 속도가 무한대로 치솟는 '특이점'이 발생하지 않고 항상 매끄러운 해가 존재하는지는 100년 넘게 증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습니다. 오픈AI는 이번 연구에서 특수한 조건 하에 유체 중심부의 속도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특이점이 수학적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AI를 활용해 입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성과를 둘러싸고 학계에서는 거센 논란과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증명이 AI의 순수한 독자적 창의성인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약 1만 개의 AI 에이전트를 88시간 동안 동시에 가동하며 수많은 가설을 검증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간 결과를 선별하고 다시 프롬프트를 조정해 다른 에이전트에 넘겨준 주체는 결국 인간 연구진이었습니다. 게다가 앤트로픽 소속 연구원 및 뉴욕대 교수가 1년 반 넘게 연구하던 접근법을 오픈AI 코딩 도구에 올렸던 기록이 확인되면서, 오픈AI가 인간 수학자의 연구 초안을 무단으로 학습해 가로챈 것이 아니냐는 '학술적 약탈' 의혹까지 제기되었습니다. 상금 100만 달러짜리 문제를 풀기 위해 1,000만 달러 이상의 막대한 연산 비용을 쏟아부은 점 역시 실질적인 학문 발전보다는 기업 홍보용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나아가 이번 사건은 AI 의존도가 높아지는 시대에 인류의 지적 능력이 오히려 퇴보할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를 던집니다. 실제로 AI 내시경 보조 장비를 몇 달간 사용하던 의료진이 장비 없이 진료했을 때 병변 발견율이 도입 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처럼, 문제 해결을 AI에 전적으로 위임할 경우 비판적 사고력과 직관, 전문성이 약화되는 '인지 위축'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태는 AI가 고도의 학문적 영역까지 파고들었음을 증명하는 동시에, 미래 사회에서 인간의 역할이 '단순한 문제 풀이'에서 '질문을 던지고 맥락을 이해하며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능력'으로 재정의되어야 함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AI를 단순한 정답 자판기로 취급하고 수동적으로 의존한다면 인간의 지적 능력은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AI가 내놓은 답이 지닌 의미와 한계를 파악하고 이를 주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고력을 유지하는 것만이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지켜내는 핵심 열쇠가 될 것입니다.
내 생각
AI가 복잡한 증명 과정을 대신해 주는 세상에서 인간의 사고력은 점차 퇴보할 것 같다고 느낀다. 실제로 나 자신만 해도 스스로 손코딩을 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상금 100만 달러짜리 난제에 1,000만 달러가 넘는 막대한 연산 비용을 쏟아붓는 빅테크의 행보에 대해서는 자원 낭비라기보다 기술 발전을 위한 필연적인 투자라고 생각한다. 기술 발전이 언제 타협점에 도달해 멈추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지금은 경쟁적으로 기술 발전을 이뤄내야 할 시기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평소 과제나 업무를 할 때 AI를 대하는 내 태도를 돌아보면, 아주 사소한 질문이나 심지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조차 AI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AI가 내놓는 답을 바로 확인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 그 답을 유추해보는 연습을 실천하며 나만의 활용 원칙을 세워나가야겠다.